조금 편해진 검단산 등산로
Posted 2018. 12.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살을 에는 한파가 몰려오기 전 수요일 오후
거의 올해 마지막 산행으로 동네 검단산을 다녀왔다. 겨울 날씨치고는 포근한 편이어서
전망대 지나 탁 트인 바위 구간을 지날 때만 살짝 한기가 느껴졌을 뿐 옷을 꺼내 입지 않아도
됐고, 며칠 지속되던 미세먼지도 없어 내딛는 걸음마다 상쾌했다. 겨울산행은 중간에 쉬면
한기가 느껴지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천천히 내쳐 걷게 되는지라 시간도 조금 단축됐다.
금년 들어 검단산은 전과는 달리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조금 힘이 들곤 했는데,
길게 이어지는 돌길에서 발바닥에 살살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몇 해 신어 갈 때가
된듯한 등산화 밑창 때문인지, 아니면 체력이 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인지 은근히 염려됐는데,
별로 힘이 들지 않았다. 그새 체력이 좋아진 것도, 등산화를 바꾼 것도 아닌데, 웬일인가
했더니 개울가에서 쉼터 가는 등산로가 단장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무런 일이 없던 돌길, 그러니까 낙엽송이 길게 이어지는 구간이
작은 돌길의 연속이어서 아무래도 등산객들에게 불편하다고 여겨져서인지 흙으로 메꿔
반듯하게 다져놓았고, 이참에 등산로도 조금 확장하려는듯 주변 나무들이 잘려 있었다. 이게
다가 아닐 것 같고, 아마도 새해 봄쯤엔 좀 더 단장될듯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새해
눈길 산행을 하면서, 또 새봄에 가 보면 변화의 추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덕분에 하산 길에 발바닥이 아프지 않게 된 건 좋은데, 등산로를 정비하다 보면 주변
나무들을 자르게 되고, 그러면 자연미는 줄어들게 마련인지라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내년에 지하철까지 들어오면 더 몰려들 올 텐데,
그걸 대비해 등산로를 넓히고 단장하는 걸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너무 손 대지
말고 자연미를 잘 남겨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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