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릅, 주먹 불끈
Posted 2019. 2.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12월 이후에도 계원대 앞에 있는 사무실에 일주일에 한두 번씩 들려 우편물을 받고, 교재를
주문한 이들에게 택배 발송을 하고 있다. 후문 쪽 모락산 보리밥촌과 등산로 바로 앞에 있는
무료주차장에 주차하고 캠퍼스를 가로질러 가는데 운동장 근처 개울 옆에 가을 학기까지 안 보이던
조각 작품 하나가 얼마 전부터 눈에 띄었다. 교수의 작품인지 학생의 작품인지 알 수 없지만,
날렵한 계란형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결연한 표정을 하고 있는 청년 청동상이다.
추운 날씨라 멈춰서서 자세히 감상하진 않았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잘 만든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날이 따뜻해지면 좀 더 자세히 디테일을 살펴볼 수 있겠지만, 일단 생생한 표정을
하고 있는 얼굴과 힘있게 움켜쥔 오른손 주먹에서 캠퍼스에 서 있기 딱 알맞은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얼굴과 주먹 부분을 클로즈업해 찍어보니 결기와 기백이 느껴졌다.
이런 테마의 청동상이나 돌조각은 여러 군데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최근에 본 것들
가운데는 뉴질랜드 와이카토 대학 캠퍼스에 서 있는 고뇌하는 인간(12/3/17)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주인공의 연령대나 컨셉이 달라 보이긴 하지만, 풍부한 표정과 세밀한 묘사가 많이 닮아 보여
여기서는 거길 생각하고, 거기서는 여길 생각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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