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성불산 수석전시관
Posted 2019. 2.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수안보 온천에서 1박 하고 설날 오전엔 근처에 있는 성불산을 찾았다. 수석전시관이 볼 만할
거라면서 동생이 추천한 덴데, 자연휴양림 시설을 잘 갖추었고, 이어지는 5백 미터 남짓한 봉우리들이
보는 순간 봄이 되면 다시 와서 오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산세가 좋았다. 추천은
받았지만 내심 시골 산자락에 있는 수석이 딱히 뭐 볼 게 있을까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시설과 전시물이 훨씬 뛰어나 깜짝 놀랐고 뜻밖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런 산골짝에 있기엔 아까운 전시관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쾌적한 전시공간이 둘러보는
내내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고, 국내와 해외 여러 나라에서 가져 오고 기증 받은 돌들은 보는
즐거움을 아낌 없이 선사해 주었다. 세월의 풍상을 겪으면서 사람이 만든 다른 예술 작품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크고 작은 돌들의 다양하면서도 오묘한 생김새는
고요한 경탄을 자아내면서 자주 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수석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고, 누구나 자기만의 작품 이름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감상이 가능하다는 걸 일깨워 주는 다양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문득 이 세계도 한 번 발을 들여
맛을 보면 쉽게 빠져 나가기 어렵겠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 흔한 돌덩어리들 사이에서 어떻게
이런 빼어난 돌들을 찾았나 싶은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전시관 벽면엔 수석 감상 포인트들을 몇 개 새겨 놓기도 했는데, <작은 돌 하나에도 고요한
산수와 경치가 깃들어 있다> <수석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소통하는 것이다>
같은 문구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시관 바깥쪽엔 들어갈 땐 미처 못 봤던 커다란 새 머리
형상을 하고 았는 돌이 서 있는데, 이 또한 절묘한 형상이었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하루 시간내서 등산과 수석 구경을 하기에 딱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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