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색동 이불
Posted 2019. 2.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올해는 설을 지방에서 보냈다. 온천을 낀 호텔 숙박권이 생겨 설 전날 가서 하루 뜨끈한
온천을 즐기며 잘 쉬고 설날엔 근처를 둘러보고 동생네서 함께 보내다가 귀경길 막히는 고속도로
끝자락을 모처럼 경험했다. 우리가 묵었던 온돌방은 이불장이며 인테리어가 조금 오래돼
보였는데, 이불장 안에 차곡차곡 개어져 있던 색동 이불이 우리를 빵 터지게 만들었다.
어렸을 때 보고, 신혼 때 아내가 혼수로 해 온 것 이후 이런 색동 이불을 얼마 만에 보는
건지 모르겠다. 침대 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이불과 요, 그 중에서도 고풍스런 색동 이불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우리 집도 몇 년 뒤 솜을 틀어 가벼운 요를 만드느라 없어졌는데,
오래 된 호텔방 침구로 다시 보게 되니 조금 반갑기도 했다. 이불과 요의 컬러가 참 고와
보였는데, 넓다란 방에 식구마다 하나씩 깔고 덮으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이불장과 옷장만 아니라 TV가 놓인(다행히 그 시절 보던 브라운관이 아니라 평면이었다^^)
문갑도 조금 고풍스러웠는데, 격자 무늬 수면등도 이색적이었다. 오랜 만에 이런 인테리어를 보는
우리는 반갑고 신기했지만 젊은 세대들에겐 뭐 이런 게 있나 싶었을 것 같은데, 혹시 외국인
투숙객들이 묵는다면 무척 흥미를 느낄 것 같았다. 뜨끈한 방에 누우니 천장등 틀마저 격자
무늬에 창호지를 발랐는데, 이 또한 간만에 보는 전통적 스타일로 미소 짓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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