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벤치의 다른 용도
Posted 2019. 2.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올 겨울엔 큰 눈도 없거니와 눈 구경을 거의 못했다, 아니 못 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석 달째 간간이 맹렬한 겨울 추위가 찾아오긴 하지만, 예년처럼 눈 소식은 별로 없다. 주말에
검단산에 오르는데도 설경은커녕 눈 쌓인 데를 거의 보지 못 했는데, 그래도 간간이 햇볕이
안 닿는 쪽엔 살짝 산중 눈 기운이 남아 있어 아주 심심하진 않았다.
쉼터를 지나 약수터에 있는 벤치 위와 아래에도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살짝 남아 있었는데,
오전에 오르던 이들 가운데 누군가가 사랑의 흔적을 그려 놓았다. 하트를 관통하는 화살표는
지나는 이들마다 차마 그 옆 자리에 앉거나 지우지 못하고 바라보게 만들었을 것 같다. 아마
큰 의미는 없을 게고, 그저 아침 일찍 아무도 없는 산에서 가벼운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모양인데, 피곤한 등산객들을 앉히는 것 못지 않은 겨울 벤치의 적당한 쓰임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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