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산행 주의 현수막
Posted 2019. 2.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을 오르다 보면 이런 저런 현수막들이 걸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중턱 이후부터는 별로 없고,
대개 등산로에 진입하는 지점부터 초입에 이르기까지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예나 지금이나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건 산불 조심 현수막이다. 검단산에도 양쪽 등산로에 얼추 십여 개씩은 걸려
있는데, 요즘엔 음주산행에 주의하라는 현수막이 많이 보인다.
시청에서 내건 건데, 엣날 식으로 주의, 금지, 처벌 같은 단어들 대신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려는 청유형 문장을 써서 조금 덜 부담스럽다. 또 똑같은 내용만 내걸어 지루해 보이지 않으려고
캠페인 내용을 조금 달리해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아마도 슬로건을 구상하거나 모집할 때 버리기
아까운 것들을 적절히 활용한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현수막으로 캠페인을 벌일 정도로 음주 산행은 위험할 수 있는데, 등산로 입구에서
일일이 배낭 검사를 할 수도 없고, 자발적인 협조와 협력을 이끌어 내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산을 찾는 이들 가운데는 왕왕 입산주란 그럴싸한 명목으로 배낭에 막걸리 한 병 넣어 오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거야 굳이 막을 필요도, 막을 수도 없는 일이다. 힘겨운 산행 끝에
정상 주변에서 들이키는 가벼운 자축주, 축하주 한 잔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등산객 개인이 가져오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산 중턱 쉼터나 정상 부근에는 영업하는 이들을
간간이 볼 수 있다. 검단산에도 정상과 양쪽 등산로 중턱에 입산주 파는 데가 보인다. 높은 산까지
등짐을 지고 와서 간이 의자를 설치하고 오이와 멸치 등 간단한 안주와 함께 한두 잔 파는 데다.
알아서들 건강 챙기고, 하산하면 술집들이 즐비한데 뭐 산에까지 와서 곤드레 만드레가 되는
이들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은데, 서로 오버하지 않으면서 적절히 공생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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