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니 골짜기
Posted 2019. 4.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길을 걷다 보면 거의 앞에 보이는 풍경이나 주변 가까운 것들 위주로 사진을 찍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앞으로 나가기도 바쁜데 뒤를 돌아보면서 사진 찍을 여유는 여간해선 잘 안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거나 옆을 보면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면서
그걸 찍고 싶은 순간이 찾아 온다
동네산 검단산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보통 땐 눈길을 잘 안 주던 뒤나 옆 풍경에 불현듯
끌려 새삼스럽게 이런 풍경도 있었구나 하면서 몇 장 찍을 때가 있다. 지난주엔 쉼터 지나
옛 약수터 가는 둘레길을 걷는데, 한쪽이 제법 깊은 골짜기를 이루고 있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6백 미터대의 동네산에 깊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협곡이 있을 턱이 없지만, 확실히
다른 데보다는 좀 깊이 파여 보이는 경사면이 낙엽으로 수북하게 덮여 있었다.
예전엔 길이 있었을 것 같은데 등산로가 생기면서 등산객들이 오랫동안 밟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길이 아니거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사진으로 볼 땐 두 곳 다 골짜기의 깊이나
경사면의 완급이나 윤곽이 잘 드러나지 않고 평범해 보이면서 내가 현장에서 바라볼 때 느끼던
감흥이 그대로 드러나진 않는데, 어쨌거나 이젠 산길을 오를 때 앞이나 위만 아니라 종종
뒤와 아래도 둘러봐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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