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바위틈 진달래
Posted 2019. 4.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볕이 좋은 도로변이나 아파트단지 화단에는 개나리, 벚꽃이 벌써부터 한창인데 꽃소식이 늦은
산길에는 이제야 진달래가 만개하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진달래가 만발할 때보다
이렇게 중간 정도 피어났을 때가 좋은데, 지난 주말 인왕산 정상부에 피어오르고 있는 진달래도
참 보기 좋았다. 한 주 정도 뒤에 가면 아주 만발할 것 같은데, 그러면 곧 뚝뚝 떨어지기 시작해
조금 처연해져서 지금이 딱 보기 좋았다.
그러니까 컬러로 치자면 연분홍과 진분홍 중간쯤 되고, 너무 어리거나 너무 활짝 핀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힌 중간쯤 되는 걸 보기 좋아하는데, 산 초입이나 중턱이 아니라 정상 가까운
바위 틈에 기운 채로 아슬아슬 피어나는 진달래는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어둡고 무거운 바위색과
대비되는 곱고 아름다운 분홍도 볼만 하지만, 어떻게 그런 데서도 피어오르는지 신기해 하면서
가까이 가 보면, 바위 틈새에 살짝 쌓인 흙더미 아래로 뿌리 내린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 준다.
개나리도 화사하게 피어 있었지만, 역시 이맘때 산을 찾는 이들 눈엔 진달래 일색인가 보다.
그만큼 봄꽃, 그 중에서도 진달래는 산을 찾는 이들에게 봄이 선사하는 깜짝 선물인데, 걸음을
멈추고 그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이들이 많았다. 진달래는 사무실 앞에 있는 모락산 중턱부터
정상까지가 볼만 한데(4/8/15), 10년 넘게 봤어도 언제나 봄이 되면 진달래 생각부터 나니
그만큼 좋아하는 꽃이 된 것 같다. 처음 본 인왕산 바위틈 진달래도 참 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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