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에 한 푸대
Posted 2019. 4.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겨우내 방치돼 있던 등산로 초입 텃밭들이 본격적인 파종을 앞두고 선물 세례를 받았다.
거의 한 평에 한 푸대씩 비료 푸대가 놓여 있었는데, 밭농사에 이렇게나 비료가 많이 필요한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가지런하게 흙을 고르면서 나즈막한 둔덕을 만들어 놓은 걸 보면
머지 않아 본격적인 경작에 돌입할 것 같은데, 비료 값만도 제법 되겠다 싶었다.
예전엔 시멘트 푸대처럼 무채색에 밋밋했던 게 얼핏 보면 비료 푸대란 걸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과 입에 달라붙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 정도로 많이 소비된다면 디자인과 브랜드 경쟁도 제법 만만찮겠다
싶다. 이 비료를 먹고 자란 상추나 깻잎, 고추나 호박 같은 작물들은 하산하는 등산객들에게
2-3천원씩에 팔려 그 날 저녁식탁에서 등산의 노곤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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