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잘 안 보일 때
Posted 2019. 3.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검단산 유길준 묘역 지나 쉼터에서 정상 방면이 아닌 약수터 방면 샛길로 접어들면 평탄한
산책로가 펼쳐진다. 가끔 정상에 오르는 힘겨움과 그 만큼의 즐거움을 뒤로하고 이 길로 접어들곤
하는데, 오가는 이들이 적고 호젓해 둘레길 걷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10여분 정도 천천히 걷다
보면 오래돼 방치된 약수터(7/29/18)에 당도하는데, 약수 성분 검사표가 안 보여 마시진
않지만 시원한 물이 제법 잘 나와 손이나 얼굴을 씻기엔 딱이다.
조금 더 가면 공들여 쌓은 제법 큰 돌탑 너댓 개(8/13/18)가 나란히 서 있는데, 여길 지나면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을 것 같아 두어 차례 시도해 봤지만 아직 발견하진 못했다. 지난주엔
수북한 낙엽들이 쌓여 길이 안 나 있는 데를 걷다 보니 제법 길어 보이는 너덜구간이 나타나면서
저 위로 능선이 보였다. 동행이 있거나 장갑이나 스틱을 갖고 왔더라면 낙엽들을 헤치며 좀 더
올라갈 수 있었겠지만, 너무 적막해 보여 다시 다음을 기약하고 그쯤에서 돌아왔다.
길이 잘 안 보일 때 요긴한 게 전에 이 길을 오르던 이들이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리본이다.
역시 이리로 가도 길이 있는 듯 돌아오는 길에 너덜구간이 시작되려는 지점에서 낡은 리본을 하나
발견했다.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이런 걸 찾으면 힘이 나고 신이 난다. 일단 눈도장을 찍어두고
돌아왔는데, 다음주엔 장갑과 스틱을 구비하고^^ 조금 일찍 와서 이 길 끝까지 올라 능선에
다다른 다음,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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