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ing for Sunday
Posted 2019. 7. 14.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레이첼 에반스(Rachel Evans, 1981-2019)가 2015년에 쓴 『교회를 찾아서 Searching for Sunday: Loving, Leaving and Finding the Church』 (비아, 2018)를 읽었다. 제목에 교회가 들어간 책이어서 습관처럼 사 두었지만 차일피일 안 읽고 있다가 올봄 페이스북을 통해 저자의 (갑작스런) 죽음 소식을 듣고나서 읽기 시작했는데, 진한 감동을 받았다.
370면이 넘는 요즘 책치고는 두꺼운 편이지만, 몇 가지 특성으로 잘 읽혔다. 부제가 보여주는 것처럼 사랑했던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교회로 돌아온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고, 여성 특유의 감수성이 돋보이고, 우리나라 복음주의권에선 잘 접하기 어려운 성공회를 배경삼은데다(7성사 sacraments에 맞춰 내용을 구성한 것도 신선했다), 무엇보다도 블로그를 통해 단련된듯한 글솜씨가 탁월해 뭐 하나 흠 잡을 게 없었다.
글쎄, 저자와 정반대 격인 모범적인 주류 복음주의 신앙에 물든 나를 포함한 한국 남성들은 생각도 못했던 부분을 터치하는 저자의 관점과 혜안이 놀랍고(한국 같았으면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무시됐을 것 같다), 공동체를 찾아 분투해 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7성사에 맞춰 교회와 신앙에 관한 자신의 여정을 적어 내려가는 모든 장들이 좋은데, 특히 물, 재, 손, 빵, 숨, 몸 등 한 글자로 된 장 제목들의 서술이 탁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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