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ka와 Fige
Posted 2019. 8.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홈 퍼니처를 파는 이케아(Ikea)에 가면 참새 방앗간 들리듯 식당을 안 들릴 수 없는데, 식당 벽면엔 Fika란 스웨덴어를 크게 붙여 놓았다. 커피 브레이크란 뜻으로,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농담하고 어울리는 기분 좋은 시간을 이르는 말인데, 이런 단어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고, 간단한 음식과 함께 저절로 커피 한 잔(평일에 가면 회원은 무료다) 하게 만든다.
Fika를 볼 때마다 글자수가 같고 스펠링이 비슷한 단어가 떠오른다. 휘게(Fige)란 덴마크와 노르웨이 말인데,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이란 뜻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이란 의미다. 물론 우리네와는 다른 별장 문화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얼마 전부터 Yolo, 워라밸 같은 말과 함께 북유럽 라이프스타일로 알려지기 시작한 매력적인 단어다.
두 단어는 북유럽 말이란 것과 글자수와 스펠링이 비슷하다는 것 말고는 전혀 상관 없는 말인데, 내 느낌만인지는 몰라도 묘하게 통하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한국적인 라이프스타일과는 번지수가 다른데, 흥미롭게도 발음하기도 편하고 기억하기도 쉽다. 이케아 커피잔은 크지 않아 한두 번은 리필해 먹게 만드는데, 우리가 갔던 날은 마침 커피맛이 좋아 기분 좋게 마시면서 Fika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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