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식당
Posted 2019. 7.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원래 식당을 일부러 찾아다니진 않는데, 그래도 여러 번 눈에 띄는 식당은 호기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몇 달 전부터 코발트 블루 이미지에 연안식당이란 느낌 좋은 간판이 여기저기 보여 한 번 가야지 하던 차에 동네 홈플러스 1층에 문을 열었길래 식구들과 함께 가 봤다. 덥기도 해서 물회를 시켰는데, 새콤달콤시원해서 더위를 날려 주었다. 소면과 작은 공기밥도 나왔다.
이 집에서 먹고 싶었던 건 꼬막비빔밥인데, 밥과 꼬막 무침이 요리를 시킨 것처럼 따로 나왔는데, 일단 비주얼이 근사했다. 생각보다 꼬막이 많다 싶었는데, 밥 위에 투하하고 참기름을 넣어 쓱쓱 비비니 이 또한 맛이 근사했다. 남도나 물가 출신이 아니어서 꼬막의 신선도니 특유의 맛이니 하는 건 감별할 수 없지만, 일단 요즘 어줍잖은 메뉴도 만원을 훌쩍 넘기는 약간 미친 시세를 감안할 때 만2천원이면 합당하다고 여겨 만족스러웠다.
술도 안 시키면서 한치 무침을 시켰는데, 초장이 따로 나오지 않고 야채와 함께 버무려 나왔다. 바닷가도 아닌 도시 식당이라면 재료와 양념을 따로 내거나(이러면 메인인 한치가 적은 게 들통날 수도 있지만^^), 슴슴하게 기본 밑간만 해서 나오고, 취향에 따라 첨가해 먹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함께 나온 소면을 비벼도 간이 셌다.
뜨끈한 국물을 곁들이고 싶어서 해물 뚝배기를 시켰다. 이건 오히려 슴슴한 간이어서 대체로 궁합이 맞는 것 같았다. 몇 해 전 도쿄 우에노에 있는 이자카야에서 먹은 조개탕(7/18/13) 맛을 잊지 못하는 식구들은 다시 그 여행을 소환해 술 없이 안주로 삼았다. 우리가 시킨 네 가지 외에도 멍게비빔밥 등 메뉴가 제법 되던데, 해물탕 먹고 싶어지면 한 번 더 와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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