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Pohjala
Posted 2019. 8.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주말 오후에 g네 집에 들려 이케아 나들이를 하고 돌아오는데, 맥주가 생겼다며 가져가 드시란다. 집에 와 냉장고에 넣으려고 꺼내니 병 뚜껑이 예쁜 포할라(Pohjala, o자 위에 물결이 있다)다. 전에 브라운 에일인 칼라나(Kalana)를 마셔본 적이 있는데, 발트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 맥주다. 보나마나 트레이더스에서 1, 2천원대만 사다 마시는 걸 딱히 여겨 간만에 혀와 목넘김의 신세계를 경험해 보라고 떠민 것일 게다.
포할라 또는 뽀할라라고도 읽는 이 낮선 나라 맥주는 십여 종의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데, 그 중 우리가 받은 건 임페리얼 스타우트 카니발(Karneval)과 오렌지 고제(Orange Gose)였다. 반 잔씩 따라 둘 다 맛봤는데, 카니발은 10.9도의 라스베리와 패션 프룻이 가미된 흑맥주였고, 오렌지 고제는 신 맛이 났는데(커피도 신 맛이 강한 게 인상적이다) 시트러스(citrus)와 오렌지와 히말라여 암염이 들어가고 고수 향도 나는 특이한 맛이었다.
시원하게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라거 스타일보다는 한 병이나 한 캔 정도를 음미하는 취향인 우리에겐 어찌 보면 마시는 빈도를 줄이더라도 이런 독특한 풍미가 살아 있는 크라프트 비어로 이사 가는 게 적당할 것 같은데, 막상 사려고 하면 손이 잘 간다. 지금 받는 값의 반만 받으면 딱 좋겠는데^^, 그러면 업자들이 살 길이 없을 테니 언감생심이다. 뭐, 가끔 이렇게 뜻밖의 입의 호사를 누리는 게 딱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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