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에서 갈색으로
Posted 2019. 8.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작년 만큼은 아니어도 어지간히 더웠던 올 여름도 시나브로 지나가면서 슬슬 가을
채비를 하고 있다. 산길도 찌뿌듯하고 습하기만 해 걷고 싶은 엄두를 못 내게 하더니만
풍경이 조금씩 변해 가고 있다. 등산로 초입에 떨어진 나뭇잎들은 계절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는데, 마치 누가 모아놓거나 만들어 놓기라도 한 것처럼 녹색에서
갈색으로 그라데이션을 이루면서 색감으로 계절의 변화를 그리고 있다.
땅바닥에서만 아니라 부러지거나 쓰러진 나무에 패인 틈에도 작은 잎 몇 개가 나란히
앉아 아늑함을 즐기고 있었는데, 컬러로 봐선 할머니-엄마-손녀 이렇게 3대가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나뭇잎이 보여주는 계절의 변화는 걸음을 옮길수록
계속되고 깊어졌는데, 등산로는 이미 커다란 팔레트가 되어 녹색과 갈색이 그릴 수 있는
이런저런 콜라보를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