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
Posted 2019. 10.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지난 추석연휴 첫날엔 김포공항 부근(마곡동)에 있는 서울식물원(Seoul Botanic Garden)을 다녀왔다. 생겼다는 말은 들었지만 반대쪽에 있어 기회가 생기길 기다렸는데, 연휴 첫날을 게서 보내자고 해서 g네 집에 들려서 함께 갔다. 근처 유명 막국수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지만 문을 열지 않아 식물원 식당에서 먹고 온실 구경부터 했다. 온실과 주제정원은 입장료(5천원)를 받고, 그 외곽에 있는 열린숲과 호수원, 습지원은 무료였다.
주로 온실에 조성한 식물 구경을 하다가 주제정원까지 둘러봤는데, 아무래도 평소 못 보던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이색적인 나무들과 선인장 등이 시선을 끌었다. 기후와 식생이 다른 지역에 조성한 온실이라 규모가 작지는 않고 그런대로 볼만 했지만, 그래도 한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만큼 좀 더 크고 다양하게 꾸몄더라면 훨씬 볼 게 많았겠다 싶었다.
그런 아쉬움을 스카이워크가 조금 달래주었다.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눈높이로 우러러 보던 나무들을 천천히 걸으면서 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어 흥미를 배가시켰다. 옆에서 보던 키 큰 나무들을 위에서 조망하는 묘미가 있었는데, 마치 드론이나 열기구에 올라타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나무와 식물들 그리고 오가는 관람객 풍경이 새롭게 보였다.
식물원에 오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필요는 자신이 지금 보고 있는 나무 이름이 무엇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일 텐데, 중간중간 팻말들 외에 가이드북이나 안내판 등 다양한 자료들이 좀 더 갖춰지면 좋겠다 싶었다. 또 관람객의 여유 시간에 따라 관람 동선을 안내해 주는 브로셔 같은 것도 있으면 유용하겠다 싶은데, 아직 이런 친절한 준비는 조금 덜 돼 있는 것 같았다.
온실 한 구석에 이 식물원 가드너 중 한 사람의 연구 노트가 펼쳐 있어 치밀하고 끈질긴 식물 연구자들의 지식과 노동을 살펴보는 즐거움이 컸다. 그러고 보니 다른 나라에 가면 잘도 방문하는 식물원을 막상 우리 땅에선 찾아다니지 못했다. 비슷한 거리의 광릉수목원도 간다 간다 하면서 오래 못 갔는데, 올 가을엔 아내와 인터넷 예약을 하고 다녀와야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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