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Posted 2019. 8.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양재역에서 서초역 방향으로 걸었던 길마중길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 처음 본 건 오래 전 남도 보성에 있는 차 밭 가는 길에 양쪽으로 잘 조성된 길에서였다. 그후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었고, 팔당대교 옆 산책로나 심지어 우리 아파트 단지에도 여러 그루가 심겨 하늘 높이 자라가고 있다. 미국과 뉴질랜드에선 사촌 격인 레드우드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 둘레와 높이가 대단했다.
미국 산호세 Big Basin Redwood State Park (8/20/14)
이름에서부터 이건 굉장히 큰 나무일 거야 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길마중길에선 양 옆으로 뻗친 가지들이 마치 두 나무가 서로 팔을 벌려 통로를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했다. 우뚝 솟은 키와 성인 한 사람의 양팔로 안을 수 없는 우람한 줄기에 비해 가지가 맺고 있는 비늘처럼 생긴 잎은 생각보다 작은 것도 이 나무의 특성이다.
가느다란 금이 간 것처럼 보이는 세로로 곧게 난 줄기는 생각보다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편인데, 가까이 가거나 클로즈업해 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군데군데 탈피한 매미 껍데기가 매달려 있는데, 어쩌면 매미의 귀를 때리는 큰 울음소리는 이 나무의 기운을 받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 주었다. 슬슬 8월도 하순에 접어들기 시작하는데, 매미 소리도 조금 줄어든 걸 보면 이제 무더위도 한풀 꺾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