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고 뽑힌 나무들
Posted 2019. 10.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모락산을 걷는데 나무 하나가 기역 자로 꺾인 채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꺾인 부위가 약간 높아서 등산객들은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그 밑을 걸을 수 있었는데, 그래선지 그대로 놔 두고 있는 모양이었다. 조금만 낮았어도 우회하거나 허리를 굽혀 통과했을 텐데, 아마 그랬다면 벌써 치워져 있었을 것이다. 심심한 산길에 심심풀이 좋은 풍경이 돼 주었다.
조금 더 가는데, 뿌리째 뽑힌 나무 하나가 나뒹굴고 있었다. 이번엔 기역 자를 만들지 못하고 거의 바닥에 닿을듯 말듯 하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넘어지면서 근처에 있던 작은 나무 하나를 쓰러뜨렸는데, 쓰러지면서도 작은 나무가 큰 나무를 지탱하고 있었다. 큰 나무는 뿌리를 드러내면서 거의 죽은 상태였지만, 작은 나무는 힘들게 깔려 있으면서도 아직 죽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조금 점프해서 껑충 건너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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