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광교호숫가 산책
Posted 2020. 1.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지난 주말 오후엔 수원에 있는 광교호숫가를 산책했다. 용인과 수원 사이에 있는 이 호수는 그 동안 이름은 많이 듣고 있었지만 가 볼 기회가 없었는데, 기흥에 있는 용주 형네서 '그 친구들'이 모였고, 점심 식사 후 다들 너무 배부르다면서 예정에 없던 산책을 청했기 때문이다. 그리 춥지도 않고 미세먼지도 어느 정도 사라진 터라, 단지와 연결되는 산책로를 따라 20여분 걸으면 광교호수를 볼 수 있다길래 삼삼오오 대화하며 걷다가 호수변에 이르렀다.
호수가에 가까이 이르자 광교신도시의 즐비한 고층 아파트 단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30층이 넘어보이는 새로 들어선듯한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호수를 둘러싸고 있었고, 호수변엔 모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카페와 식당들이 널려 있었다. 예전의 광교 호수와 유원지 풍경을 기억하는 세대인 우리는 상전벽해처럼 변모된 풍경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내 우리 눈길을 잡아끈 것은, 순천만 부럽지 않은 호수변 갈대밭이었다. 어른 키의 두 배는 족히 됨직한 무성한 갈대들이 수변 풍경을 장식하면서 갈대숲을 이루고, 오리떼들은 유유히 흐르는 호수를 가르면서 기꺼이 멋진 풍경이 되어 주었다. 한겨울 호숫가 산책이 이런 풍경을 선사한다면, 다른 계절엔 더더욱 북적거리겠다 싶었다. 처음엔 바라보기만 하고 돌아설 생각이었지만, 이쯤 되면 내친김에 호수 한 바퀴 도는 걸 마다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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