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의 익살
Posted 2019. 10.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종로3가 익선동 한옥길 다닥다닥 붙은 식당과 가게들 사이에 재밌는 집이 하나 있다. 간판도 문짝도 없어 골목 구경을 하다가 누구나 들락날락할 수 있는데, 추억을 모락모락 불러일으키는 옛날 오락실이다. 작고 어두컴컴한 가게에 들어서면 동전 넣고 하는 갤러그 같은 옛날 게임기가 몇 대 설치돼 있는데, 우선 벽면 여기저기에 설치된 네온사인 문구가 시선을 잡아끈다.
재치와 익살이 풀풀 넘치는 이 B급 문구들은 이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본색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중요한 건 어쨌든 돈 내고 즐겨보라는 것일 게다. 그러니까 나처럼 잠깐 입장해서 사진만 찍기보다는 동전을 교환해 추억의 게임을 직접 해 보라는 유혹이다. 아, 그런대 요즘 누가 동전을 갖고 다니냐고? 그런 건 걱정할 필요 없다. 옛날 오락실들이 그랬듯이, 한쪽 구석에서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주고 있으니까.^^
그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비주얼과 스토리, 스피드와 사운드 등 엄청난 게임의 시대가 된 지금이나 옛날이나 오락이나 게임엔 손방이고 관심도 별로 없어 네온 문구들 외엔 특별한 감동을 받지 않았고, 특별한 유혹을 느끼진 못했지만, 게임 그 중에서도 오락실에서 살다시피 했던 옛날 게임 마니아들에겐 특별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것 같았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국 생각과 팟캐스트 (0) | 2019.10.22 |
---|---|
익선동의 아름다운 벽 (0) | 2019.10.18 |
네가 있을 자리 (0) | 2019.10.15 |
송파 간판 (0) | 2019.09.30 |
Break Time (0) | 2019.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