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ime
Posted 2019. 9.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주로 차를 파는 카페와는 달리 식사류를 파는 식당들은 점심과 저녁 장사 사이 시간에
재료 준비 등을 이유로 브레이크 타임(Break Time)을 갖는 곳이 많다. 대개 3시나 3시 반부터
5시나 5시 반 정도까지 손님을 안 받는데, 현실적으로 찾는 손님도 적은 시간대를 저녁
장사도 준비하고, 직원들도 잠시 여유를 느끼면서 점검하는 시간으로 선용하는 것이다.
또 뭔가 있어 보이고 준비되고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효과도 있다.
종로3가 익선동 골목길엔 간판 없는 가게가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파스타와 피자, 와플,
맥주를 파는 가게 한 군데도 브레이크 타임을 알리는 입간판을 내걸었다. 이 집은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문 앞에 간이 컬러 의자 세 개를 내놓고 있었다. 대기 손님은 선착순일 테니,
이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뒷자리에 서서 기다리는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면서
1순위로 곧 호명되길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을 누리는 셈이다.
가게에 따라서는 아예 의자를 안 내놓는 곳도 있는데, 그런 가게들에 비해 이 가게는
인심이 제법 후한 셈이다. 등받이 없는 벤치를 놓기도 하고, 사각 의자 대신 원형으로 된
플라스틱 의자를 놓기도 하는데, 이 집 의자들은 보기도 좋고 한데 쌓아 보관하기도 간편할
것 같았다. 벽돌색과도 아주 잘 어울리면서 좋은 그림이 되어 브레이크 타임에도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끌고 포토 존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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