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간판
Posted 2019. 9.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송파에 있는 성서유니온에 가려고 지하철 9호선 송파나루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엔
재밌는 이름의 간판이 몇 개 눈에 띄었다. 이 동네에선 흔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 골목이
생소한 내겐 오가는 길에 두리번거리기 딱 좋았다. BAB(밥)이란 간판과 입간판을 내건 작은
카페는 바리스타와 버터플라이란 원래 의미와 상관없이 발음하기도 좋고 무얼 파는 집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작은 글자로 스페셜티 커피도 판다고 해 놓은 것도 귀여웠다.
사실 이 동네에서 첫 눈에 들어온 간판은 미용실이 내건 거였다. 평범해 보이는 동네
미용실이었는데, 반세기도 더 지난 스타일과 촌스러움을 자처하는 상호가 주는 아우라가
강렬했다. 이발소 엠블럼에서 착안해 문 앞에 갖다 놓은 것 같은 드럼통은 머리 잘 하는 미용실을
지나치고 있다는 도전적인 멘트로 픽 웃음을 짓게 만든다. 이 집이 정말 미꼬언니들이 하는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을 선보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이름과 간판 부심은 근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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