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ss네서 근사한 저녁
Posted 2019. 10.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분당에서 목회하는 jpss네서 저녁을 먹자고 해서 지난 주일 저녁 갔다 왔다. 정확하게는 jp와 ss 부부라고 써야 하는데, 우리보다 열 살쯤 아래지만, 전에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가정교회도 함께했고, 종종 서로의 집을 오가며 오랜 우정을 맺고 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상태, 까진 아니어도^^ 대충 두루 서로의 사정을 알고 대화가 잘 통하면서 서로 세워주는 관계라고 할 수 있겠다.
백주년기념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하던 jp는 분규가 심해 상처를 많이 받은 교회의 삼고초려 초빙 요청을 받고 3년 전에 부임했는데, 교회 상황이 담임목사로서 뜻을 펴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걸 제한하는 분위기와 풍토여서 그동안 쉽지 않은 목회를 해 왔다. ss는 여러 책을 낸 잘 알려진 저자이고, 자신의 프로그램을 갖고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강의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작년엔 마음성장연구소를 내기에 이르렀다.
분당 옆에 있는 오포 아파트에 들어서니 이미 상이 차려져 있었는데, 이 날 디너의 메인은 독일산 라클렛(Raclette)이란 미니 전기 그릴이 담당했다. 여러 야채와 소시지를 살짝 구운 다음 작은 사각 삽 위에 옮기고 그 위에 치즈를 얹어 하단에 집어넣은 다음 치즈가 조금 녹으면 접시에 옮겨 먹다가 고기도 구워 먹는 재밌는 주방 도구였다. 보는 것만으로도 잘 대접 받는 기분이었는데, 우리가 들고 간 와인과 맥주를 곁들여 훌륭한 식사가 됐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름하여 시어머니표 열무국수가 디너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보통 이런 건 가볍게 한두 젓가락 정도 먹으면서 입가심을 하지만, 내겐 거의 한 그릇 분량을 주어서 다 비워주었다. 거실 양벽은 세칸 두줄 책꽂이마다 책으로 가득했고, 창가는 크고작은 화초들로 ss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어느새 대학생이 된 채윤이와 17세 꽃친을 하고 있는 현승이 얘기, 그리고 서로의 교회 얘기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다가 밤늦게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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