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처음 본 동백과 철쭉
Posted 2020. 1. 1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올겨울은 유난히 눈이 적게 내려 지난주 강릉 여행에선 대관령 설경은 못 봤지만 뜻밖의 행운을 누렸다. 빨라야 2, 3월인 동백과 철쭉의 개화 소식을 1월 중순에, 그것도 남도에서가 아닌 동해안에서, 뉴스에서가 아닌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솔향 수목원을 걸으면서 온실까지 구경한 후 내려오는데, 길가에 수줍게 막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는 측동백나무들과 철쭉 한 무리가 서 있었던 것이다.
이 날 강릉의 낮 기온은 영상 10도 가까이 오르며 포근했는데, 이쯤 되니 꽃들이 슬슬 기지개를 펴지 않을 수 없었고, 때 마침 그 길을 지나던 내게 포착된 것이다. 동백은 활짝 피어나진 않았지만, 언제라도 툭툭 붉은 꽃을 활짝 터뜨릴 태세로 여기저기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선 3월 지나 4월이나 돼야 피어나는 철쭉은 동백 만큼 뚜렷이 피어나진 않았어도 다가가면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는 피어 있었다.
아직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 한겨울이고, 남은 겨울날 어느날 갑자기 눈소식도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연초부터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동백과 철쭉을 볼 수 있었으니 대만족 여행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동해안에서 아직 정월도 되기 전 섣달에 동백꽃을 봤다는 건 기념할 만한 일이었다. 이로써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강릉은 언제든 가 보고 싶은 도시 리스트에 당당히 올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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