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세조길
Posted 2020. 7. 2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올여름엔 속리산을 열흘 간격으로 두 번이나 갔다 왔다. 중학교 때 수학여행 가고선 오랜만에 갔는데, 천 미터가 넘는 문장대나 천왕봉까지 등산한 건 아니고, 이름난 계곡들을 가볍게 트레킹하고 왔다. 11일 토요일엔 괴산에 들러 동생네랑 쌍곡계곡을, 21일 화요일엔 청주에 들러 처제네랑 보은에 있는 법주사 지나 세조길을 걸었는데, 두 곳 다 물 좋고 경치 좋은 계곡에서 쉬다 왔으니 올여름 피서는 일찌감치 마친 셈이다.
충청도를 일컫는 호서 지방에서 제일 가는 가람(산사)이라 써 놓은 일주문을 지나 법주사 옆으로 옛날 조선조 세조 임금이 다녀갔다는 데서 이름이 붙은 아름다운 산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에서부터 한 시간 정도 걷는 숲길이었는데, 계곡을 끼고 있어 풍경이 근사했다. 아름드리 소나무를 비롯해 전나무, 층층나무, 서어나무 등 우람한 나무들 사이로 난 길은 숲 냄새부터 도시에서 온 우리를 반겨주었다.
동네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그윽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을 빼앗기고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길이 거의 끝나가는 세심정 부근 계곡에 자리 잡고 놀다 왔는데, 물은 맑고 시원하고, 작은 폭포를 이루는 풍경은 상쾌하기 그지없었다. 물 속에 발을 담그었다가 하늘을 바라보다가 주변 조릿대와 울창한 숲을 바라보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두어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가을 단풍이 좋을 때 다시 오고 싶어지는 산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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