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 채플
Posted 2011. 1. 16. 09:26,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혼자 버스 타고 다운타운을 걸으면서 발길 닿는 대로 몇 군데 다니려고 했는데, 마리아가 자신이 다니는 캠퍼스로 안내하겠다고 해서 오대를 가게 됐다. 오대는 오클랜드 대학교의 한국식 준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관광 명소를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특별한 계획이 없거나 이동에 자신이 없을 땐 그 도시의 대표적인 대학 캠퍼스를 걸어보는 것도 신선하다. 어바나 샴페인에서 일리노이 대학을, 산호세에서 스탠포드를, 도쿄에서 동경대를, 타이뻬이에서 대만대와 국립사범대를 걸어본 적이 있는데, 다 좋았다. 코스타 때문에 여름마다 몇 년간 걸었던 휘튼은 말할 것도 없고.^^
오대는 우리 식의 캠퍼스 개념이 아닌 도심지에 위치한 씨티 캠퍼스였다. 캠퍼스가 따로 구획되지 않고 주변 건물과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11월 말은 여름이 시작되는 날씨라 많이 걷지 않고 두어 군데 구경하다가 마리아가 시간 날 때마다 들린다는 오대 채플로 안내했다. 이 학교 동문 두 사람을 기념해 1964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그리 크지 않은 채플에서 내 눈을 잡아끈 것은, 오른쪽 벽면으로 시원하게 나 있는 창이었다. 불을 키지 않아도 될 만큼 천정까지 이르는 큰 창밖으로는 초록의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어, 답답하지 않고 보는 이들에게 창조의 경이를 느끼게 한다.
큰 창이 있는 예배당. 커튼으로 가리지 않아 창밖을 바라보며 드리는 기도아 예배는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슬며시 미소가 나온다. 새들백 교회도 큰 예배당의 한 면이 너른 창이어서 참 시원한 느낌이 들었었지.
천정은 평평하지 않고 중앙으로 갈수록 좁아지고 모아지는 형태다. 나무가 많은 나라여서인지 좋은 목재로 정갈하면서도 따듯한 느낌을 주었다. 목소리나 악기의 울림이 좋을 것 같다.
뉴질랜드니까 영국 성공회의 영향을 받았을 것 같은 십자가 양식이 강단 전면 중앙에 서 있다. 길고 흰 무명천을 걸쳐 놓은 건 무슨 의미일까. 뒷쪽 2층엔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곡선형 계단도 보기 좋다.
시간 날 때마다 이곳에 들린다는 마리아가 피아노로 CCM 한 곡을 들여주었다. 아름다운 선율에 마음을 담은 연주였다.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하고 장엄한 연주보다 더 멋지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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