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은 과학이다
Posted 2020. 3.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이성산성 앞에 쌓아 올린 돌탑 상단부는 종종 모양이 바뀌는데, 아무래도 하늘을 향하는 끝부분을 뾰죽하게 쌓다 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허물어지기도 해서 다시 올려놓기를 반복해서 그리된 것일 게다. 돌탑을 볼 때마다 쌓은 이의 정성과 쌍벽을 이루는 절묘한 균형감에 대해 감탄을 넘어 찬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곳 돌탑 상단부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주에 갔을 때엔 배경을 이루는 하늘마저 청명해 더욱 보기 좋았다.
돌탑이 다 그렇지, 뭐 그리 요란스레 환호하냐 하겠지만, 이런 구도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없을 것이다. 축을 이루는 길고 큰 돌(혼자 들어 올리기도 만만찮았을 것 같다)을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놓은 것부터 점수를 따고, 그 위를 장식하는 대여섯 개의 돌은 평평하게 놓아도 아슬아슬해 보일 텐데, 30도 정도 기울여서 쌓아 올렸으니, 이건 정말 놀랄 놀 자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쌓는 이보다 보는 이들이 더 긴장하게 만드는 각도와 모양이다.
이쯤 되면 이런 돌탑은 예술적 감각과 가치와 함께 과학적 계산과 이론이 겸비된 작품으로 평가되어야 할듯 싶은데, 이런 걸작을 만든 장인이 누군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모르긴 해도 이걸 설계하고 축조한 이가 돌탑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평범한 등산객 중 한 사람일 가능성이 클 거란 사실이다. 아마도 그에겐 식은 죽 먹기까진 아니어도, 일상의 눈썰미에서 비롯된 보통의 일과였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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