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와 주셨다
Posted 2020. 3.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지난주엔 절친한 후배들 가정에 애사와 경사가 있었다. 20여년 알아 온 가정은 안타깝게도
모친상을 당했고, 40여년 알아 온 후배 가정엔 외동 아들 결혼식이 있었다. 당연히 찾아가서
위로하고 축하해야 했는데, 하나는 가고 하나는 가지 못했다. 결혼과 장례는 가정사이기도 하지만
친지와 지인들을 모시는 게 당연한 관계망의 사회인지라 요즘 같은 상황에서 난감했을 텐데,
자신들의 처지에서 적절한 결정을 하고 소식을 알리며 일을 진행했다.
수요일엔 블로그 이웃이기도 한 larinari님 어머님께서 소천하셨다는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당연히 조문을 가려 했지만, 끝부분에 빈소를 차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조용히 모신다는 메시지가
있었다. 할 수 없이 위로의 말만 전했는데, 장례를 마치고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세상에서 가장
긴 장례식이란 감동적인 소회를 올렸다. 두 사람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코로나도 조금
잠잠해지면 함께 만나 마음을 나눌 것이다.
토요일 저녁엔 아내의 대학 후배이자 대학부 후배이기도 한 선영 아들의 결혼식이 열렸다.
예식 장소도 한 차례 바꾸면서 준비했는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 결혼식을 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
안 봐도 전전긍긍, 좌불안석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많은 하객들이 마스크를 끼고 와 주었고, 호텔
측에선 직원들이 열감지기와 체온계로 체온을 체크하고 입장시켰다. 양가 혼주들은 문자 그대로
"목숨 걸고 와 주셨다"는 감사 인사를 거듭 반복했다. 뭐,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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