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여행 취소
Posted 2020. 4.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그동안 미뤄두기만 했던 유럽여행을 올해는 기필코 가야지 하면서 연휴가 이어지는 5월초 두 주간 날을 잡고 작년 12월초에 티케팅을 해 두었다. 파리-피렌체-로마를 다녀오는 스케줄인데, 적당한 항공편을 알아보다가 거의 직항에 가까운 스케줄에 가격도 괜찮은 네덜란드 항공(KLM)을 잡아두었다(에어프랑스와 공동운항인듯). 아뿔사! 호사다마라고, 여행일은 가까워지는데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코로나가 불러온 안개속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숙소만 예약하면 됐는데, 점점 5월 여행은 어려워지는 형국이 전개됐다. 조금 진정된다 하더라도, 가까운 시일 안에(금년 내로) 다녀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여 아쉽지만 취소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남은 건 항공권을 취소하고 환불 받는 건데, 취소 수수료가 한 사람당 2백 유로이고, 그새 환율이 꽤 올라 둘이 합쳐 거의 60만원을 못 받게 됐다. 이 상황에서 그 정도 손해야 감수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취소할 거 조금 기다려 보기로 했다.
예상대로 3월말에 항공사로부터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메일이 왔다. 음~ 이런 경우는 고객님이 취소한 게 아니니까 취소 수수료를 물지 않을 수 있겠단 생각에 취소 수순에 돌입했다. 항공사 홈페이지와 카톡을 통해 시도해 봤는데, 여행 일정을 늦춰 사용할 수 있다는 바우처를 준다는 메시지까지는 떠도 환불로 이어지진 않아(항공사들도 죽을맛일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 방식인 전화로 신청했고, 다행히 친절한 응답을 받았다.
유럽여행은 아내의 로망이었고, 25주년, 30주년 때도 어찌어찌하다보니 못하다가 겨우 성사 직전까지 갔는데 다시 중단되었다.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내도 덜 서운해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 같은데, 조만간 다시 날을 잡아보려 한다. 그래도 우리야 여행 취소에 그치면서 취소와 환불 운운하고 있지만, 그곳에 사는 이들이 겪고 있을 두려움과 공포는 언제쯤 해소되고 일상을 되찾아 우리를 맞아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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