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사진 가로 사진
Posted 2020. 5.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가끔 풍경사진을 찍을 때 가로가 나은지, 세로가 나은지 구분이 잘 안 될 때가 있다. 둘 다 좋은데, 어느 게 '더' 나은지 순간적으로 모르겠을 때다. 인화해야 확인할 수 있는 필름 카메라도 아니고, 디지털 똑딱이니 돈 들 일도 없어 이렇게 저렇게 찍어두면 될 일이겠지만, 찍는 순간엔 확신이 안 생기는 경우다. PC로 옮겨 크게 봐도 어느 게 나은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어쨌든 마음에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풍경과 그 사진들이 그렇다.
두 주 전 수원에 가서 점심 먹고 잠깐 주변을 산책하다가 만난 느티나무를 둘러싼 풍경이 그랬다. 키가 훌쩍 크고 막 물이 오르기 시작한 연록색 이파리들 사이로 맑은 하늘이 보이는 멋진 풍경이었는데, 올려다 보면서 가로로 세로로 찍는 걸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 몇 장 찍어봤다. 나중에 가로 사진을 세로로 봐도 그럴듯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사설이 길었는데, 그만큼 그날 그 풍경이 좋았단 말을 하고 싶었다. 조금 이른 때 가서 이파리가 별로 없었을 때나, 조금 늦게 가서 이파리가 거의 빽빽해 하늘을 가릴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딱 알맞는 순간에 가서 날씨까지 받쳐주니 마음에 드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90도씩 돌려가며 보면 실제로 그렇게 앵글을 잡은 것처럼도 보이니 자신할 순 없지만(물론 디지털 사진 정보로는 식별이 가능하겠지만), 잠시 마음을 빼앗긴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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