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농사의 비결
Posted 2020. 6.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산길을 걷다 보면 거의 걸음마다 만나는 게 나무와 바위와 플과 벌레들이고, 그리고 가끔 약수터가 보이는데, 이렇게 등산과 관련돼 보이는 것들 외에도 이런저런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중턱 고즈넉한 데 자리 잡고 있는 사찰들, 아무데서나 뜬금없이 등장해 놀래키는 무덤들과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존재가 텃밭이다. 주로 산 아랫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개중에는 주말농장 같은 텃밭 정도가 아니라 제법 큰 농사를 짓는 데들도 있다.
남한산성 같은 데는 워낙 옛날부터 거주하면서 농사 짓는 이들이 많고, 검단산도 초입부터 현충탑 언저리까지 텃밭들이 길게 자리 잡고 있고, 덕풍골 이성산 언저리에도 텃밭을 일구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덕풍골 학유정 약수터에서 이성산을 가다 보면 산기슭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로 일궈 놓은 텃밭을 만날 수 있다. 상추와 고추를 위시해 다양한 작물이 자라고 있는데, 길가엔 간단한 울타리도 쳐 있고, 작물들이 타고 자라도록 길다란 막대를 꽂아 놓기도 했다.
이 많은 작물들이 자라려면 햇빛과 함께 괘 많은 물이 필요할 텐데, 비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조달하나 궁금했다. 가끔 다니는 등산객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약수터가 가까이 있는 동네라 지하수가 잘 흐르는지, 관정을 해서 끌어올린 물을 호스 방향과 각도를 조절하면서 자동으로 계속 뿌려대고 있었다. 가뭄에 대비해 작은 연못까지 만들어 물을 받아놓고 있었는데, 역시 농사는 아무나, 아무렇게나 짓는 게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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