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진 않지만
Posted 2020. 7.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한두 달 전쯤 올해 매미나방벌레가 크게 유행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뉴스가 제법 크게 났다. 우리 동네 검단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송충이처럼 생긴 나방벌레가 등산로 초입부터 어찌나 많은지,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선 나뭇잎들이 구멍이 숭숭, 뻥뻥 뚫리면서 온전한 나뭇잎을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도 많으니 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마다 사각사각 이파리를 갉아벅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심지어 머리와 어깨 위로 벌레가 뚝 떨어져 깜짝 놀라기도 했다. 으~
시간이 흐르면서 나방이 되어 날아다니는 녀석들을 퇴치하기 위해 나무 기둥 사이로 끈끈이 테이프를 감아놓았고, 신나게 돌아다니던 녀석들 중 상당수가 꼼짝없이 달라붙기에 이르렀다. 마치 링의 로프처럼 서너 줄로 칭칭 감아 설치한 끈끈이 테이프에는 어찌나 많이 달라붙어 있는지 기겁할 정도인데, 얼핏 보면 무슨 곤충 채집 표본인 줄 알 정도였다(곤충은 맞고, 채집이 아닌 퇴치란 게 다를 뿐이다).
다른 해도 산길엔 나방이 있긴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극성을 피운 것 같다. 저들도 매미로 살아남으려고 악을 쓰는 생명 활동이겠지만, 보기도 좋지 않고 자연에도, 등산객과 농가들에도 이런저런 스트레스와 피해를 주니 이런 처방을 면할 수 없겠다. 한여름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야 들어줄 만하지만, 매미나방벌레들의 활보와 매미나방들의 비행은 썩 반갑지 않은데, 내년에도 이럴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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