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향기 좋은 누리장나무
Posted 2020. 7.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주일 오후 아내와 이성산 나지막한 정상을 지나 산허리 둘레길을 걷는데, 그윽한 꽃향기가 풍겨왔다. 익숙한 향기였는데, 백합향 비슷한 이런 좋은 향기를 풍기는 게 어떤 꽃인가 다가가 살펴보니 뜻밖에도 별 모양의 누리장나무 꽃이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이, 누린내가 난다고 해서 나무 이름도 그리 부르게 된 건데, 이름이야 어찌 됐든 그윽하고 아름다운 꽃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 길을 몇 해째 다니고 있는데, 이제야 이 나무의 존재를 제대로 알아차렸다.
뚜렷한 별 모양의 꽃 모양도 예쁘기 그지 없는데, 수술이 길게 삐져 나와 있었다. 이제 막 개화 시기인지 꽃봉오리를 오무린 채 아직 활짝 피어나지 않은 것들도 있었는데, 어떤 가지들은 개봉박두 한두 주 뒤를 기약하고 있었다. 가을이 되면 빨간색 열매 받침 사이로 까만 열매가 맺힌다는데, 여러 번 봤을 텐데도 주의 깊게 관찰하지 못하고 있었다. 위치를 알아두었으니, 올가을엔 열매 사진도 예약해 두었다.
이성산 둘레길엔 이 나무가 제법 많이 자라고 있었는데, 처음엔 숲길 안쪽에 숨어 있듯 피어 있다가 조금 더 걸으니 길가에도 길게 도열하듯 피어나 우리를 반겨주었다. 처음엔 향기로, 그 다음엔 아름다운 별꽃으로, 마지막엔 군락지로 주일 늦은 오후 가벼운 등산을 겸한 산책에 나선 우리를 설레고 기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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