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의 망중한
Posted 2020. 8.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송파에 볼 일이 있어 버스를 탔는데, 점심 때가 지나 한산한 시간대여서인지 승객이 몇 안 됐다. 뒷문 첫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기사님이 차를 세우더니만 비어 있던 좌석으로 뚜벅뚜벅 걸어와 앉더니 팔을 쭈욱 뻗고 스트레칭을 했다. 다른 데보다 신호 대기가 길어 제법 오래 정차돼 있었는데, 신호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 운전석에 앉아 있기보다 승객이 없는 자리에서 잠시 운동을 하더니만 이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운전석으로 되돌아갔다.
운전석에서도 팔을 뻗을 수 있었겠지만, 가만 보니 윗 부분에 팔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바가 있어 차 안에서 잠깐 운동하기 딱 좋은 자리였다. 아마도 승객이 앉아 있었다면 저 자리로 오진 못하고, 주차 브레이크를 건 다음 운전석에서 기지개를 폈을 것이다. 아니면 앞문을 열고 내려 미러등 한 번 점검하고 심호흡하고서 다시 올라왔을지도 모르겠다. 저 시간이 그 날의 몇 번째 운행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새로 기운을 낸 기사님 덕분에 목적지까지 가뿐히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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