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구분
Posted 2020. 9.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베란다에 놓을 간단한 2단 선반이 필요해 하나 샀는데, 매장에서 바로 가져올 수 없고 텍배로 보내주는 상품이었다. 문앞에 놓인 택배 상자 들여와 테이프 끊는 일은 내가(초간단), 그 다음부터 설명서 읽고 조립하는 일은 아내 몫이다(조금 복잡할 수 있다). 중간에 붙잡고 있는다든지, 들어주는 시다 역으로 잠시 거들긴 하는데, 소위 이케아 식 조립 상품들은 골치가 아프다. 중간 어디쯤에선가 꼭 막히는 수가 많아, 이런 건 눈썰미와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 하는 게 마땅하다.
이번 건 비교적 간단했지만 설명서나 매뉴얼 해독은 왜 그리 복잡하고 어려운지 모르겠다. 문과라서 그런 건가, 이과였던 아내가 척척 해 내는 걸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여튼 나사 몇 군데 돌려주는 게 다인 완성품은 별 거 아니고 쉬워 보이는데, 과정은 어려워 보이고 복잡해 보여 하기가 싫은 것이다. 천성이 게으르고 움직이길 싫어해서일 것이다. 그나마 레디 메이드 아파트니 살지, 집 안팎으로 사철 손 볼 게 많은 단독주택이었다면 대충 하다가 방치한 것 투성일 것이다.
아, 그래도 아주 안 하진 않는다. 말로 간섭하거나 궁시렁거리고, 미루면서 시간 끌고, 퇴짜 놓고, 가끔 어쩌다 쉬운 거 하나 하고선 생색 내는 일은 아주 잘 한다.^^ 어쨌든 부부의 협업으로 심플한 2단 선반이 생겼다. 아내가 1층엔 빨래통과 종이 쓰레기 수거 박스를, 2층엔 어머니 방에 있던 도자를 꺼내 양파와 감자통으로 생명을 불어넣었다. 아마 다음 작업은 거실 베란다에 작은 화초들 놓을 선반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시간 끌 방안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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