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논이 있었네
Posted 2020. 10.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논이 꼭 농촌에만 있으란 법은 없지만, 서울과 붙어 있는 도시, 그것도 아파트촌 사이에 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거의 잊고 지냈다. 우리 아파트 단지 서쪽으로 길 건너편에 너른 공터가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거기에 논이 조성돼 이맘때면 황금 들판을 이룬다. 보통 때는 그리로 걸을 일이 없어 잊고 지내다가, 청국장 잘 하는 동네식당에 걸어가다가 눈에 들어와 아내와 환성을 질렀다. 저기 보이는 검단산을 배경으로 가을이 무르익고 있었다.
잘 익은 벼는 가을 햇살을 받으면서 고개를 수구리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유난스런 태풍에 전에 없던 물 난리를 겪었던 올 여름 날씨를 무색케 하는 풍작일 것이다. 누가 이렇게 도시에서 농사, 그것도 벼농사를 짓는지 몰라도, 가끔 지나다니면서 픙경처럼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데, 곧 수확을 앞둔 주인은 얼마나 흡족하고 즐거울까. 검단산과 한강 사이에서 옥토를 이루면서 또 다른 풍경을 이루는 이 땅을 걷는 즐거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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