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랬었지
Posted 2020. 11.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11월도 중순을 넘기면서 곱게 물들었던 단풍도 지고 하나 둘 떨어지다가, 급기야 비까지 세차게 내리면서 우수수 떨어져 이제 나무엔 이파리들이 얼마 안 남아 있다. 떨어진 지 오래된 나뭇잎들은 바람에 날려 다니다가 움푹한 곳이나 기울어진 곳에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더 이상 구르지 못하게 된 것들은 쌓이기 시작했다. 산길의 신갈나무와 갈참나무, 굴참나무처럼 잎이 큰 참나무 낙엽들은 수없이 뒤집히고 마르고 말리기를 반복하면서 퇴적되어 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거의 노랗게 물들었지만 일부는 아직 초록색을 띠고 있는, 떨어진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이파리 하나가 눈에 띄었다. 떨어진 지 오래여서 바싹 마르고 부서져 가는 주변 낙엽들과는 달리 형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뒤집혀 있어서 앞 면은 어떤가 뒤집어 보려다가 그만 두었다. 굳이 봐서 무엇하랴 싶었기 때문이다. 몇 걸음 옮기면서 다시 뒤집어볼까 싶었지만, 안 봐도 그만 아니겠나 싶어 낙엽 밟는 소리만 크게 내며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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