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남한산성 봉암성 가는 길
Posted 2020. 11.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은고개에서 남한산성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벌봉, 왼쪽으로는 한봉과 외성 중 하나인 봉암성 가는 길로 갈린다. 1-2km 정도 더 걸으면 본성에 다다르는데, 우리는 주로 벌봉을 다녀오거나 10분 정도 가볍게 걸어 봉암성까지 갔다 오곤 한다. 사시사철 찾는 이가 많은 동서남북 성문이 있는 본성 성벽은 거의 복구돼 깔끔한데 반해, 외성 쪽은 아무래도 다니는 이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아직 복구가 진행중인 데가 많다. 그래선지 오히려 퇴락한 성벽을 따라 걷는 묘미가 있다.
성벽은 안쪽과 바깥쪽 높이가 다른데(당연히 침입을 막으려면 바깥쪽이 높아야 한다), 안쪽 길은 나즈막한 시골 담장 높이라 위압적이지 않아 좋다. 대체로 퇴락한 성벽도 원래의 것은 아니고, 여러 차례 복구해 놓은 것인지라 이렇다 대단해 보이진 않는다. 그마저 외곽 쪽인지라 낡고 무너져 있는 상태를 오랫동안 방치해 둔 데가 많은데, 그래선지 더 자연스럽고 편해 보인다. 인걸은 간 데 없고 세월만 유수해 제멋대로 자란 잡풀들과 나무들만 반겨준다.
봉암성 가는 길 저 앞으로 오후의 해가 걸려 있었다. 화투 그림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뭐 광으로 팔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렇게 해를 따라 걷는 것도 참 오랜만이지 싶었다. 주일 오후지만, 우리처럼 은고개로 올라오는 이들은 거의 없고, 남문(성남 방면)이나 서문(서울 마천역 방면)으로 오거나, 차로 와서 주차하고 산성을 둘러보는 이들 가운데,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니 예까지 온 이들이 보였다. 봉암성은 몇 년 전에 보수를 마쳤는데, 문쪽에 쌓은 돌이 두드러지게 하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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