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줄다리기
Posted 2020. 11.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한 달 전쯤 새벽 산책을 마칠 때쯤 팔당대교가 보이는 강변 산책로를 지나는데, 강기슭에서 조금 떨어진 모래톱이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이제 막 밝아지려 할 때였지만, 살짝 안개가 껴서인지 오히려 분위기 있게 보였다. 모래톱이 연결돼 있었더라면 감흥이 덜했을 텐데, 중간으로 물이 흘러 왼쪽과 오른쪽이 확연히 나뉘어 있는 게, 문득 서로 열심히 잡아 당기면서 수중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래톱 위의 수풀들은 바람이 강해서인지, 아니면 전 날 밤의 세찬 바람 때문인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려 있었는데 나름 팽팽해 보였다. 줄은 강물 속에 있어 안 보였던 겐데^^, 한참을 서서 바라봤지만 내가 보는 동안은 끝내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아마도 그 전날 밤 내내, 어쩌면 그 전부터 이 둘은 봐 주는 이 없어도 자웅을 겨루고 있었을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 치열한 승부는 강물이 마르거나 홍수로 덮어질 때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I'm wandering > 동네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타세콰이어 열매 (0) | 2020.11.27 |
---|---|
풍성하든지 앙상하든지 (2) | 2020.11.26 |
메타세콰이어 기어오르기 (0) | 2020.11.24 |
메타세콰이어도 물드는구나 (0) | 2020.11.20 |
철 모르는 녀석들 (0) | 2020.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