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인가 가늠쇠인가
Posted 2021. 2.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우리집에서 검단산 아래 산곡천변에 마련된 산책로를 따라가면 왼쪽으로는 미사리 방면으로 길고 넓게 잘 단장된 강변 공원이 이어져 사시사철 시간대 구분 없이 산책하는 이들이 많다(요즘은 한겨울인데도 더 많아진 것 같다). 반면에 오른쪽으로는 팔당대교 남단 아래를 지나 팔당댐까지 소박한 산책길이 이어지는데, 여긴 아무래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별로 없다.
가끔 방향을 틀어 이 길을 걷는데, 그 중 나무 하나에 부러진 건지 덜 자란 건지 작은 가지 둘이 보이는데, 다른 가지들과는 사뭇 다른 모양이어서 눈길을 끈다. 둘 다 가운데가 비어 있어 마치 새총의 가늠쇠 모양을 하고 있는데, 둘 다 바로 뻗질 못하고 휘어지고 오그라들고 부서진 게 오히려 남다른 개성이 됐다. 겨울철 나목 상태일 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춥지만 거기까지 간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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