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
Posted 2021. 5. 1.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을 읽었다. 작년 7월 온 나라를 시끌벅적 어수선하게 만들고, 급기야 올해 4월 보궐선거로까지 이어지게 만든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제적 죽음에 대한 시청 출입기자의 취재기다. 워낙 2차 가해 운운하며 말하기를 터부시하는 사건을 다루는지라 독자로서도 입장이 조심스러운데, 두세 가지 이유로 샀다.
창간 다음해인 2001년부터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면서 대통령 선거들과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 현장을 취재해 왔고, 시청 출입기자로 마지막 2년 7개월을 지켜봤다는 손병관 기자에 대한 저자 소개와, '비극의 탄생'이란 타이틀과 더불어 (박 시장 주변) 50인의 증언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새롭게 밝힌다는 부제는 논지가 어떠하든 읽고 싶게 만들었다.
박 시장은 20여년 전 복상에서 일할 때 참여연대 안국동 사무실에서 만나 한국 기독교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청취한 적이 있고, 시민운동에 관한 그의 책 몇 권을 읽으면서 아이디어 뱅크란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만약 대선 레이스를 감당할 수 있었으면 그런대로 준비된(창의적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소회 정도를 갖고 있었다.
사건 발생 전후 그와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혐의들을 기자적 관점으로 추적, 기록해서 어느 정도 궁금증을 풀어주었는데(본전 생각은 나지 않는다^^),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현실에선 메꿀 수 없는 입장 차가 존재하는 것 같다. 굳이 표지에 얼굴 사진을 크게 박지 않고 문자들만 좀 더 차분하게 배열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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