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십자가
Posted 2021. 5.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집에서 검단산을 갈 땐 산곡천에 놓인 돌다리를 지난다. 폭이 좁고 물이 아주 맑진 않던 산곡천은 천변, 강변 산책로를 조성하면서 폭이 넓어지고 물이 맑아졌다. 여름이면 아이들이 작은 물고기를 잡기도 할 정도인데, 처음엔 한 길로만 놓였던 돌다리도 반듯하게 깎은 커다란 대리석을 두세 줄로 놓아 건너기가 수월해졌다.
거의 직각에 가깝게 깎은 돌이 놓이다 보니 이 다리를 건널 때마다 십자가를 지나는 느낌을 종종 받곤 한다. 내 심성이 경건하고 거룩해서가 아니라, 모양이 그저 그리 생겼다는 것이다.^^ 다리의 특성상 밟고 지나야 하니, 그것도 빠지지만 않으려는 생각에 별 생각 없이 바삐 지날 때가 많은데, 아주 가끔 십자가를 건너고 있다는 기특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