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나무의 익살맞은 표정
Posted 2021. 6.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우리 아파트 위위층에 새로 이사 오는 집이 전면공사를 하는 바람에 금요일 오전엔 도무지 시끄러워 견딜 수 없어 떠밀리듯 나는 배낭에 책 한 권 넣고 검단산으로, 아내는 동네 카페로 피난을 갔다. 요즘은 정상까진 안 가고 쉼터-옛 약수터-동네 옛 산길을 두 시간 정도 돌아보곤 했는데, 오랜만에 정상까지 한 바퀴 돌았다.
오르막이 이어지던 550m 전망대를 지나면 나머지 100m 높이는 1km 정도 평탄한 숲길이라 여유가 생기는데, 버즘이 커다랗게 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물푸레나무 군락(2/4/21)을 지나게 된다. 전에는 비교적 가느다랗고 호리호리한 것들만 봤는데 안쪽에 익살스런 표정을 하고 있는 제법 굵은 나무가 그냥 가지 말라며 손짓했다. 표정이 꼭 장승 같아 보였는데, 위는 약간 근엄하고, 아랫쪽은 익살맞았다.
물푸레나무 줄기의 버즘 모양은 보통은 간격을 두고 완장 찬 것 같은 모양새지만, 개중에 어떤 건 굵게 칠한 것처럼 나무 줄기 전체를 도배하는 것들도 있다. 물푸레나무는 검단산이나 예봉산(5/15/18)에선 아랫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이 정도는 올라와야 보이는데, 이런 풍경을 선사하는데 이 정도 수고는 당연히 그리고 기꺼이 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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