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인줄 알았네
Posted 2021. 7.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강변 산책을 마치고 뚝방길로 돌아오는데, 길 바닥에 점박이 나비처럼 보이는 게 떨어져 있었다. 날개를 펼치면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흔히 볼 수 있는 나비는 아닌 것 같았다. 나비였다면 저리 눕듯이 앉진 않았을 것 같아 자세히 보니, 무궁화가 활짝 피어나기 직전 꽃잎을 마주한 채로 소나기에 못이겨 떨어진 것이었다.
가로수처럼 심어 놓은 무궁화 나무 아래엔 막 피어나려던 꽃들이 꽃잎을 펴지 못한 채 뚝뚝 떨어져 있었다. 무궁화꽃은 제법 큰데, 이렇게 손가락만한 꽃들이 꽃잎을 미처 펴지도 못하고 말린 채로 떨어져 있는 게 애처로워 보였다. 고운 양산 같기도 하고, 색연필 같기도 했는데, 하마터면 나비인줄 알고 그냥 지나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