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Posted 2021. 7.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원래도 일찍 자서 일찍 일어났지만, 요즘은 더워서 두서너 시에도 잠이 깬다. 잠시 뒤척거리다 이내 다시 잠들곤 하지만, 네 시 반 넘어 창밖이 밝아 있으면 그냥 일어나 산책길에 나서곤 한다. 7월 들어서는 오후나 저녁 산책은 할 때는 기분이 좋지만, 후덥지근한 공기에 쉬 지치곤 해서 가급적 새벽시간에 다녀오곤 한다.
처음엔 검단산을 보며 걷지만, 산곡천에 접어들면 눈앞에 서 있는 팔당 너머 예봉산을 보면서 걷게 된다. 언젠가 다른 동네로 이사갈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눈길과 발길 닿는 데마다 수려한 산과 강을 끼고 있는 동네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등산도 이 두 산이 곁에 있기에 다른 좋은 산, 멀리 있는 산들을 굳이 안 찾아 나서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는듯 얼리 버드들이 많은데, 연세 지긋하신 분들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자주 눈에 띈다. 가끔은 마라톤 연습처럼 가벼운 달리기를 하는 이들도 보이고, 산책로 옆으로 나있는 자전거길도 평일인데도 심심찮게 지나들 다닌다. 나뿐 아니라, 이들도 이런 풍경을 누리는 호사를 마다하지 않으려는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