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옷 입은 나무
Posted 2021. 11.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얼마 전에 차를 타고 올림픽도로에 접어드려는데, 길가에 있는 나무들에 형형색색의 털로 짠 뜨개옷이 입혀 있었다. 한겨울도 아니고, 한두 그루도 아닌데, 다양한 뜨개옷이 입혀진 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게 마냥 신기했다. 운전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어, 며칠 뒤 산책길에 찾았다.
동네 할마니들의 솜씨를 빌린 것 같은데, 나무 뜨개옷들은 저마다 다양한 테마와 개성, 솜씨를 뽐내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다 정성과 공이 들어간 작품들로, 이렇게 야외에 놓기엔 아까워 보일 정도였다.
그 중 한 나무는 털장갑 낀 팔로 나무를 안아 주고 있었다. 그것도 윗쪽은 손가락장갑으로, 아랫쪽은 벙어리장갑으로 변화를 주어 나무만 아니라 보는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뜨개옷마다 아랫쪽에 작품 이름과 제작자의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이런 걸 그래피티 니팅(Graffiti Knitting)이라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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