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의 소나무
Posted 2021. 12.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여주에서 점심을 먹고 처남 내외와 새로 단장한 세종대왕릉을 걸었다. 원래 이름은 영릉(英陵)인데, 17대 효종을 모신 또 다른 영릉(寧陵)이 붙어 있다. 서울 근교의 동구능이나 삼오능이 그렇듯이 잔디밭이 넓게 펼쳐지고 호젓해서 산책하기 좋았다. 마침 간 날이 겨울치곤 따뜻해서 한 시간 정도 즐겁게 왕릉을 걸었다.
욍릉 주변엔 예전부터 소나무를 많이 심었다는데, 영릉에도 무척 키가 크고 잘 자란 소나무들이 즐비했다. 임금을 섬기던 수많은 신하들이 도열해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금강송 등 잘 자란 소나무는 일급 건축 자재로도 쓰인다는데, 이 소나무들도 거의 손색 없어 보였다.
그 중엔 백송도 보였는데, 팻말이 달려 있지 않았다면 소나무인줄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입구를 조금 지난 잔디밭에선 장영실이란 빼어난 솜씨를 지닌 신하와 함께 만든 혼천의, 자격루 등 다양한 천문 기구 모형도 둘러볼 수 있어, 이 양반이 능히 대왕 칭호를 들을 만한 임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I'm wandering > 동네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뭇잎 모양 배수 덮개 (0) | 2022.01.04 |
---|---|
강변의 청둥오리와 고니떼 (0) | 2021.12.18 |
가을을 보내는 길 (0) | 2021.11.30 |
달라붙기 (0) | 2021.11.29 |
뜨개옷 입은 나무 (0) | 2021.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