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을 나무 셋
Posted 2022. 11.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11월이 되면서 늦가을 단풍이 한창이다. 요즘 많이 보이는 건 노오란 은행나무다. 30년 가까이 된 우리 단지 화단에도 5, 6층 높이 되는 커다란 은행나무들이 많은데,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는 옆 동 화단을 온통 노랗게 장식하고 있다.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참 크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두 그루가 어울려 만들어 내는 풍경이었다.
아주 빨갛지는 않아도 이름 그대로 단풍으로 물드는 단풍나무도 여러 그루 보이는데,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만나는 나무는 일찍 물들어서인지 10월말을 지나면서 반쯤 떨어져 있다. 단풍이 한창일 땐 아주 풍성해 안팎을 가렸는데, 아직까진 볼만 하지만, 두세 주 지나 낙엽을 다 떨구면 한동안 빈 가지만 남아 봄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다.
9, 10층 높이를 자랑하는 우람한 메타세콰이어 나무들도 여럿 있는데, 커다란 덩치에 비해 가느다란 빗살 잎들이 늦가을엔 어두운 갈색으로 물들다가 수직으로 낙하해 보도 위에 떨어진다. 호리호리하던 게 어느새 장대한 기골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동네를 걷다 보니 나무들이 펼치는 계절의 변화가 새삼스럽다. 이렇게 또 한 계절이 물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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