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와 지지
Posted 2023. 3. 1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나무고아원을 걷다 보니 소나무 여러 그루에 서로를 의지하게 하려고 :나무 지지대(4/26/20)를 삼각형 형태로 만들어 놓은 게 보였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중간쯤엔 나무와 나무 사이를 묶고, 아랫쪽은 땅속에 박아 안정감을 주었다. 어떤 데는 두 개씩 더 단단하게 묶어 놓기도 했다.
어린 나무들도 아니고, 웬만해선 쉬 흔들리거나 뽑힐 것 같지 않은데 이렇게 해 놓은 건, 나무를 옮겨 심었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고 좀 더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 성장통을 앓지 않게 하려는 것일 게다. 일종의 비계 같은 건데, 일정한 시기가 지나 안정 궤도에 접어 들면 해체될 것이다.
연대와 상호 의존(solidarity & interdependence)이 나무들에만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가족이나 직장, 교회 같은 공동체는 크건 작건, 보이건 안 보이건 이런 지지(supporting)가 없거나, 작거나, 작동을 안 하면 흔들리기 쉽다. 적절한 연대와 지지가.점점 줄어들면서 유아독존 풍조가 늘어나는 가운데, 산책길에 생각하게 만드는 정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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