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계이학
Posted 2023. 3.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서울식물원 온실엔 다른 데선 보기 쉽지 않은 화초와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빨간색 꽃 두 개가 군계이학인 양 눈길을 끌었다. 필로덴드론 화이트 나이트와 칼리안드라 테르게미나란 발음하기도 힘들고, 듣도보지도 못했던 식물들이다. 둘 다 잎은 평범하고 흔해 보였는데, 꽃은 어찌 이리 개성이 있는지 한참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필로덴드론은 펜싱을 연상시켰는데, 빨간색 하트 형 꽃잎 또는 꽃받침은 손잡이 방패를, 중앙에 솟아난 건 검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여 기사(knight)가 들어간 이름이 괜히 붙여진 게 아니다 싶었다. 이 계절에 흔치 않은 빨간색에 도드라진 모양은 살짝 고혹적이었다.
칼리안드라는 빨간색 성게를 연상시켰는데, 마침 요즘 보고 있는 일드 <아마짱>도 일본 북단의 시골 마을에서 여고생 해녀가 성게를 따는 스토리가 중심인지라 흥미롭게 관찰했다. 수분은 어떻게 해서 이런 꽃을 피우려나 싶었지만, 자연의 생리로 알아서들 할 테니 그건 내가 걱정할 바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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